일반호텔 날치는 날아봤자 조빱
날치는 한 번 비행하면 최대거리 400m,
그러나 사실 '난다'라고 말하는 것은
꽤 오해를 살 수 있기도 한데,
날치는 물 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헤엄치다가
최적의 각도로 물 위로 튀어올라
공중에 떠 있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새처럼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며 나는 것은 아니고,
추진력을 최대한 유지하며 글라이딩하는 것이다.
왜 이런 날개(지느러미)를 가지고서도
새처럼 날개로 날 생각을 안 하는지
많은 과학자들은 의아하게 여겼지만,
진화의 성격을 생각해 봤을 때
'엥 이렇게만 떠 있어도 그럭저럭 괜찮던데요'
인 상태라 지금 이대로 유지되는 것이리라.
물고기들은 주로 관찰하는 방향에 따라
시야가 위 또는 아래를 향하도록 진화하기도 하는데,
라이트 형제마냥 비행의 꿈을 갖고 뛰댕기는 날치들 덕분에
날치의 천적인 물고기들은 하나같이
위를 보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뭐 사실 위를 안 보는 놈이 날치를 먹을 수 있을 리 없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으아ㅏㅏㅏㅏㅏㅏㄱ 이거 놔 시발롬아
하지만 날치마저도 군함조를 어찌하지는 못했다.
군함조의 털은 방수가 아니기에
바다새이면서도 상당히 애로사항이 꽃핀다.
그래서 군함조는 수면 가까이에 있는 물고기나
바다 위로 떠오르는 사체 등을 주로 노리는데,
아예 물 위로 떠오르는 날치는
군함조의 입장에서는 뷔페같은 것이다.
먹었죠?
그래서 만새기를 피하려 높이 뜨면 뜰수록
'캬ㅋㅋ 내가 너 먹으려고 날개 단다ㅋㅋ'하며 반기는
군함조의 '진짜' 날개에 버티지 못하고 잡아먹힌다.
자기야어디야?지금어디야?밖이야?언제다시들어와?
빨리와나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미칠거같애
하지만 그렇다고 날치가 단체로 낮게 날면
날치 떼의 그림자를 보고 물속에서 쫓아오는
미친 얀데레 스토커 만새기의 먹이가 된다.
십새끼야 니만 나냐?ㅋㅋㅋㅋㅋㅋ
그럼 낮고, 길게, 존나 멀리 날면 되지 않나 싶겠지만
진짜 나는 게 아니라 뛰어올라 글라이딩하는 이상
비행경로를 포물선의 형태에서 크게 바꿀 수가 없고,
이미 날치의 깔짝깔짝 얌생이짓에 지친 만새기는
수면 위로 뛰어올라 사냥하는 법까지 배웠다.
만새기와 군함조는 자기들도 모르게 서로 공생하며
날치를 조지는 데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날치는 위아래로 계속되는 압박에
하늘 좀 난다고 깝치지 못하고
계속 꾸준히 잡아먹히며 개체수를 유지한다.
난 쟤들이 정말 싫어...
결국 진화의 길은 차갑다.
포식자들은 날치가 날개를 달 동안 놀던 게 아니기에
날치는 하늘을 날아도 여전히 잡아먹히는 조빱이다.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날치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여
포식자들에게 복수하는 그 날을 기대하자.
혹시 아는가, 날치가 아파치 헬기로 수렴진화해서
군함조와 만새기에게 M230 체인건을 갈겨버릴지?
-끝-